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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받고, 해외 미디어에 홍보하기(Feat. Forbes and Fastcompany)

경기가 어렵다보니, 최대한 비용을 줄이고 마케팅하는 방법이 주목을 받는다. 그래서 몇 년전, 맨땅에 헤딩하며 해외미디어에 내 서비스를 알렸던 경험을 공유한다.
돈 받고, 해외 미디어에 홍보하기(Feat. Forbes and Fastcompany)
Photo by Adeolu Eletu / Unsplash

최근 지인에게서 "0원으로 미국 유명 뉴스에 소개되기"라는 제목의 글을 전달받았다. 글은 재미있었고, 6년 전 나도 비슷한 시도를 했었기 때문에 충분히 공감할 수 있었다.

그래서 당시 내가 어떻게 해외미디어에 하이브아레나를 등장시켰던 이야기를 공유한다. 참고로, 우리는 돈을 받고 해외 미디어에 홍보했다.


하이브아레나가 등장한 미디어 기사들

먼저, 포브스(Forbes)에서 아시아를 대표하는 코워킹 스페이스 11개 중 하나로 보도되었다.

The 11 Best Coworking Spaces In Asia
Co-working is no longer a fringe style of working just for hipsters and entrepreneurs. It is mainstream. The shift from traditional office and full-time jobs to flexible, freelance and remote work is spawning more co-working spaces. For co-working space inhabitants there are significant attractions.…

그 이후에는 패스트컴퍼니(Fastcompany)에서 연달아 등장하였다.

우선 하이브아레나는 정말 작았다. 주변에 디캠프, 마루180, 팁스타운 등 규모가 상당한, 정부의 지원 혹은 재단의 지원을 통해 만들어진 코워킹 스페이스들과 Wework와 같은 규모의 코워킹 스페이스들이 하나둘씩 등장하는 시기였다. 미디어에 홍보를 하려고 해도 우리에게 관심을 갖는 이들은 거의 없었다.

노력 끝에, 우리에게 맞는 타켓인 해외 원격근무자들을 대상으로 운영했다. 해외 원격근무자들을 대상으로 홍보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한국을 방문할 예정이라는 원격근무자들을 찾아나섰고, 그들의 대상으로 영업했다. 콜드 메일과 메시지를 보내는 것은 그냥 일상이었다.

포브스에 어떻게 등장했나?

그렇게 외국인 친구들과 인연을 쌓아가던 중, 평상시 알고 지내던 Coworker.com의 창업자와 연락이 닿았다.(지금, 현재 해당 친구는 회사를 팔고 다음 스텝을 고민하고 있는 중이다.) 자신의 친구가 아시아의 코워킹 스페이스를 다루는 기사를 쓸 예정인데, 관심있냐고 나에게 물어왔다. 듣자마자 너무 좋은데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고, 소개시켜 달라고 했다. 기자의 작성자인 Jason은 아시아의 대표적인 10개의 코워킹 스페이스를 선정해서 쓸 생각이라고 하였다.

후보군들을 들어보니 각각의 국가들을 대표하는 공간들이었다. 오히려 내가 든 생각은 수많은 공간 중에 10개를 선정하는 것도 만만치 않겠는데... 저 10개의 후보 중에 어떻게 하이브아레나를 등장시킬 수 있을까였다. 후보군들을 살펴보니, 해당 공간들의 창업자들을 이미 나와 배우자가 만난 적이 있었다.

그래서 Jason에게 제안했다. 10개가 아닌 11개를 쓰는 것은 어떠냐고 말이다. 공간들의 대다수가 동남아시아에 위치해 있는데, 동북아시아의 공간이 하나쯤 있는 것은 어떠냐며 우리 공간의 특색에 대해 이야기했다. 선정한 다른 공간들과는 다르게, 우리는 개발자들이 주요 고객인 코워킹 스페이스라는 점을 말이다. 대개 코워킹 스페이스라고 하면, 스타트업들, 즉 기업들이 주 고객이다. 당시 하이브아레나는 독특하게도 개발자, 그 중에서도 미국/유럽에서 서울을 찾아온 원격근무 개발자들이 쓰는 공간이었다. 찾아보기 어려운 모델이었다. 또한 내가 만난 다른 공간의 창업자들, Coworker.com의 창업자에게도 Jason과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으면 우리에 대해 이야기해달라고 부탁했다.

결국, 내 제안이 통했다. The 11 Best Coworking Spaces in Asia 라는 기사에 우리가 마지막으로 등장했다.

패스트컴퍼니에는 어떻게 등장했나?

나와 배우자의 이름, 우리의 코멘트와 더불어 하이브아레나가 패스트컴퍼니에 등장했다.

당시에도 서울을 방문하는 외국인 친구들을 끊임없이 수소문했고, 테크 미디어들의 기자들, 컨트리뷰터들을 꾸준히 살펴보고 있었다. Ariana가 한국으로 놀러올 것이라고 소셜미디어에 포스팅을 올렸다. 그걸 본 나는 그에게 바로 연락했다. 하이브아레나를 영업한 것이다. 서울에 많은 코워킹 스페이스가 있지만, 그 중에서도 우리를 선택할 수 있게 도움을 주고 싶었다.

결국, 그는 한국에 왔고, 우리 공간에 왔다. 당연히 그에게 코워킹 멤버십을 판매했다. 그리고 각자의 관심사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당시 고민하고 있는 기사내용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는데, 그가 나와 배우자의 코멘트를 요청한 것이다.

그리고 한국의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된 세번째 기사에도 재미난 에피소드가 있는데, 원래 기사의 서울을 다루는 부분에서 하이브아레나의 이야기가 실려있었다. 그런데 Ariana가 작성한 3개의 기사에서 하이브아레나가 자주 언급되자, 당시 패스트컴퍼니의 담당 에디터가 너무 자주 등장하는 거 같다며, 기사에서 삭제할 것을 요청했다고 한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뺄 수 밖에 없었다며 Ariana가 나에게 아쉬움을 토로했었다.

솔직히, 내 입장에서는 Ariana에게 코워킹 멤버십을 판매했고, 그의 호의로 하이브아레나가 패스트컴퍼니에 등장했다. 그런데 세번째 기사에서는 서울에 가면, 하이브아레나를 방문하라고 대놓고 썼다고 하니, 그저 감사했다. 그저 나는 Ariana가 하이브아레나를 방문할 때마다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고, 도움이 필요할 때 도와줬을 뿐이다.

여튼 패스트컴퍼니의 기사들은 해당 작성자에게 코워킹 멤버십을 판매, 즉 이 포스트의 제목처럼 돈 받고, 해외미디어에 홍보한 셈이 되었다.


해외미디어에는 어떻게 홍보하나?

어떻게 하면 해외미디어에 홍보할 수 있을까? 솔직히 정답은 없다.

내 대답은 결국 노력들이 누적된, 그리고 운이 작용한 타이밍이다.

내가 Coworker.com의 창업자에게서 듣지 못했다면, 애초에 Forbes의 Jason과 이야기를 나눌 기회는 없었을 것이다. 나는 당시 가지고 있던 고민을 Coworker.com의 창업자과 나눴었다. 그리고 해당 창업자가 내 고민을 기억하고 나에게 연락을 준 것이다. 그리고 그 기회를 잡아, 포브스에 기사를 낼 수 있었다.

패스트컴퍼니도 마찬가지다. Ariana를 비롯해서 당시 해외 유명 테크 미디어의 기자들과 컨트리뷰터들의 이메일, 소셜미디어 계정 등을 꾸준히 Google Sheet에 꾸준히 기록했었고, 그들이 작성하는 기사들을 지속적으로 살펴보았다. 콜드 메일을 보내는 것도 좋은 방법이기는 하지만, 아시아의 들어보지도 못한 작은 회사에서 연락한다면 관심이 생기겠나? 거의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 이게 현실이다.

꾸준히 살펴본 끝에, 그가 한국에 온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그 때 적절하게 내가 연락한 것이다. 그리고 그가 때마침 작성하던 기사내용에 나와 배우자의 관심사가 맞아서 코멘트할 수 있었다. 어찌보면 운이다. 그런데 그 운은 앞선 노력이 없었다면 만들어질 수 없었다.

현재 나는 직접 경험해 봤으니 어떤 목표와 주제가 있다면, 어떤 해외미디어의 누구를 어떻게 공략하면 되겠다는 생각을 어림잡아 해볼 수는 있다. 구체적인 행동을 위해서는 물론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어가는 일이다. 해외미디어에 어느 정도의 비용을 지불하고 기사를 써달라고 하면 써주기는 한다. 스타트업이 감당하기에는 큰 금액이라는 게 문제이지만..

의견을 더하자면, 스타트업이 해외미디어를 공략할 생각이라면 내가 했던 작업들을 창업자 본인이 했으면 좋겠다. 시간이 많이 소요되고, 성과를 측정하기 어려운, 즉 보이지 않는 일이기 때문이다. 본인의 비즈니스는 본인이 제일 잘 안다.

쉬운 방법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