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min read

3개월간의 NFT 참여를 돌아보며

3개월간의 NFT 프로젝트 참여를 돌아보며 작성한 소회 글입니다.
3개월간의 NFT 참여를 돌아보며
Photo by Andrey Metelev / Unsplash

글을 시작하기에 앞서, 편안하게 읽어주셨으면 좋겠다. 이 글에는 NFT에 대한 개인적인 감상이 적혀있다. 물론, 나는 전문가는 아니다. 그저 해당 분야가 아주 궁금했을 뿐이다. 처음부터 3개월이라는 시간을 정해두었고, 그 기간은 아이 육아를 제외한 나머지 시간을 투자하였다. 3개월이 지난 지금, 현재 보유 중인 NFT를 정리하고 있다. (10% 정도 남았다.)

전체 시장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조금이라도 알고 싶어, 주로 해외 NFT 프로젝트들 위주로 참여했다. NFT에 대해서 누군가가 나에게 질문한다면 호의적인 입장은 아니다. 도리어 회의적인 입장에 서 있다고 볼 수 있다.

먼저, NFT 관련 용어들을 정리해보겠다. 처음에 나는 사람들이 화리라고 말하는데 그게 무슨 말인지도 몰랐다. 모르는 사람 입장에서는 아주 낯설다.

많은 NFT 프로젝트들이 커뮤니티를 만들고 관리하는 용도로 디스코드를 주로 사용한다. 화이트리스트(Whitelist)는 해당 프로젝트의 민팅에 참여할 수 있는 자격을 가진 사람들을 뜻한다. 비슷한 개념으로 Allowlist가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보통 "화리"라고 부른다.

화이트리스트 자격을 통해 NFT를 발행하는 과정을 민팅(Minting)이라고 부른다. 민팅 이후에 해당 프로젝트의 NFT를 보유한 사람을 홀더(Holder)라고 칭한다.

그리고 "러그(Rug)"라는 표현이 있다. 사기당했다고 이해하면 충분하다. 프로젝트의 민팅이 어떤 형태로든 완료된 시점에서, 디스코드 서버와 트위터 계정이 간혹 사라지는 경우가 있다. 즉, 프로젝트팀이 잠적한 것이다. 이 경우를 흔히 러그라고 표현한다. 소프트 러그라는 용어도 있는데, 이 경우는 프로젝트의 민팅 이후, 팀이 자신들의 계획이 잘 풀리지 않았을 때 프로젝트에서 시간을 두고 서서히 떠남을 의미한다. 프로젝트가 그냥 천천히 죽는 것이다.

내가 가입했던 디스코드 채널들

참여는 어떻게 하나?

많은 사람이 NFT 프로젝트의 화이트리스트를 얻기 위해 디스코드 서버에 참여한다. (디스코드 서버 없이 트위터로만 소통하는 곳도 간혹 있다.) 디스코드 서버 내에서 사람들은 그림 콘테스트에서 참여하고, 랩 배틀에 참여하기도 하며, 운에 기반한 게임 이벤트에 참여하기도 한다. 때로는 경쟁 콘테스트에 참여하기도 한다. 또한 채팅을 열심히 한다. 프로젝트 팀 멤버들의 눈에 들기 위해서...

내 경우에는 약 200개 이상의 프로젝트(디스코드에서 참여할 수 있는 서버의 한계치는 200개이다)에 참여했는데, 대다수의 경우 화이트리스트를 얻었다. 디스코드의 이벤트에 열심히 참여해 얻어볼까도 했지만, 남들처럼 시간을 투자할 여력이 없었다. 초반에 러그(사기행위)를 경험한 뒤로는 그조차도 부질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다수 프로젝트가 미국 시간대를 기준으로 운영한다. 아시아의 경우에는 시간대가 정반대이다. 해당 프로젝트에서 오후/밤에 이벤트를 열면, 우리나라 기준으로 늦은 밤/새벽에 해당한다. 보통 새벽 3/4시이다. 디스코드 내에서 열리는 이벤트에 참여하려면 밤을 새야 한다는 의미다. 즉, 하루 스케줄이 틀어질 확률이 아주 높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주로 WL Giveaway 이벤트에 참여했다. 관심 있는 프로젝트의 트위터나 디스코드에서 여는 Giveaway에 참여하거나, Giveaway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서비스(Alphabot, Premint, Superful)들을 이용했다. 워낙에 많은 이벤트가 열리고, 여러 커뮤니티에 가입되어 있다면 여러 번 지원할 수 있으니 쉽게 얻을 수 있다. 썩 괜찮은 프로젝트의 홀더라면, 때로는 특정 프로젝트의 화이트리스트 자격이 보장하기도 한다. 이를 십분 이용하면 생각보다 쉽게 얻을 수 있다.

프로젝트에 대한 정보는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

3개월간 살펴본 결과, 많은 이들이 트위터에서 주로 정보를 얻는다. 북미 시장에 한하여, NFT를 트위터 프로필로 쓸 수 있으니, 많은 사람이 트위터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그렇기에 많은 팀이 먼저 트위터 계정을 개설한다. 그리고 일정 이상의 팔로워 혹은 관심을 어느 정도 유발한다면 디스코드 채널을 개설한다. 막 시작한 프로젝트의 트위터 계정을 살펴보면 Sneak-peek이라는 이미지와 RT와 친구 3명을 태그하면, 화이트 리스트를 준다. 혹은 디스코드 채널에 초대해준다는 메시지가 주로 적혀있다.

참여하고 있는 NFT 프로젝트의 다른 멤버를 통해서 정보를 얻기도 한다. 알파 그룹이라 불리는 커뮤니티들이 있는데, 해당 디스코드 채널에서는 타 프로젝트에 대한 정보 공유가 활발히 일어난다.

프로젝트의 로드맵과 백서(whitepaper)를 꼭 살펴보는 것을 추천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경험한 입장에서 이야기하자면 구체적인 계획(문서)을 제시하는 팀은 정말 손에 꼽는다. No roadmap을 이야기하는 곳도 많을뿐더러, 민팅이 완료되면 공개한다는 곳도 많다. 혹은 겨우 달랑 몇 줄을 적어놓는다. 로드맵이 부실한 경우는, 상황에 따라 언제든지 해당 팀이 잠적하거나 프로젝트를 포기할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있다.

민팅의 결과, 즉 성공 여부에 따라 로드맵은 언제든지 바뀔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많은 이들이 참여해서 100% 솔드 아웃이 일어난다면 기대해 볼 만하다. 그렇지 않다면 민팅 결과를 통해 프로젝트의 성패 여부, 즉 지속 가능 여부를 판가름할 수 있다. 물론 100% 성공한다고 하더라도, 팀의 능력, 그들의 도덕성에 따라 프로젝트는 쉽게 망하기도 한다.

참여하면 무엇을 얻을 수 있나?

위에서 언급했다시피, 조금 심하면 사람들은 달랑 트위터에서 Sneak-peek이라는 이미지 하나를 보고 참여한다. 하여튼 참여자들은 뭔가를 기대하고 참여하는데 무엇을 얻을 수 있을까?

많은 프로젝트의 아이디어를 살펴보면, 대개 이런 형태를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 화이트 리스트들에게 민팅에 참여하여 홀더가 되면 여러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한다. 보통 이것을 "유틸리티"라고 표현하는 데 대개 아래와 같다.

향후 시도되는 민팅에서 화이트리스트 자격을 먼저 제공, 협업 프로젝트의 화이트 리스트 제공, 자신들이 런칭하는 P2E게임, 혹은 메타버스의 접근 권한 부여, Web3관련 서비스라면(예를 들어 NFT 시세 분석/평가 등의 서비스 류라면 Lifetime 레벨 제공) 등등이다. 후드티, 모자와 같은 일종의 상품을 제공하기도 한다.

내가 살펴본 기간에는, 흥미로운 시도도 더러 있었다. 오프라인에서 술을 만드는 회사들이 새로운 고객을 모으기 위해 NFT를 시도하였다. BARRELX와 MetaBrewSociety라는 프로젝트이다. 전자는 버번위스키를 만드는 회사이다. 후자는 수제 맥주를 만드는 회사이다. 두 회사 모두 민팅에 참여한 홀더에게 자신들의 제품을 제공한다. 다른 NFT 프로젝트들과는 달리, 이들은 이미 있는 제품을 NFT 프로젝트를 통해 새로운 고객(홀더)들에게 판매하는 형태이다. 우리가 기존에 알고 있는 크라우드 펀딩의 새로운 모습(?)이라고 보면 이해하기 편하다.

NFT는 음..

몇몇 프로젝트의 민팅에 참여하여, 홀더 자격을 보유하기도 하였고, 오픈씨(Opensea)라는 NFT 마켓 플레이스에서 성공적으로 NFT 거래도 해봤지만, 해당 서비스에서 해킹도 당하는 불상사도 있었다. 3개월이라는 시간 동안, 결론적으로 손해를 보지는 않았다. 워낙 적은 금액을 투자했지만 약간의 이득을 보았다. 또한, 자금 펀딩을 고민하는 내 입장에서는 대충 프로세스가 어떻게 돌아간다는 것을 충분히 파악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다음 글에서는 서비스를 만드는 사람 입장에서 느꼈던 좀 의아한 부분에 대해 이야기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