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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월간의 NFT 참여를 돌아보며(2)

3개월간의 NFT 참여를 돌아보며(2)
Photo by PiggyBank / Unsplash

서비스를 만들고 운영해 본 경험이 있는 입장에서 Web3 혹은 NFT 세계는 좀 이상하게 느껴지는 부분이 많았다. 흔히 사람들이 말하는 Web 2와 Web3의 차이, 특히 소유권의 여부에 따라 오는 다름이 아니었다. 뭐라고 해야 할까? 이래도 되는 거야? 음... 사람들이 조금 이상한데 이런 느낌이 유독 많았다. 도대체 뭐가 이런 차이를 만드는 거지? 이런 느낌 더 맞는지도 모르겠다.

익명성

Web3의 가장 큰 특징들로 많은 이들이 익명성과 탈중앙화를 꼽는다. 그 중 NFT는 익명성에 바탕을 두고 있다. 앞선 글에서 언급한 대로 사람들은 NFT 이미지를 트위터 프로필 이미지로 사용하고 있다. (북미 시장 위주이지만) 실제 트위터 계정의 소유주가 누구인지 알 수 없다. 또한 NFT 프로젝트의 민팅 과정에서 사용되는 암호화폐(이더리움 및 솔라나) 지갑의 주소도 문자와 숫자의 조합으로 이뤄진 익명성에 바탕을 두고 있다. 지갑의 소유주가 사실 누구인지는 알 길이 없다. 지갑을 통해 알 수 있는 것이라고는 암호화폐의 이동과 NFT의 이동 여부다. 지갑에서 지갑으로의 이동 정도만 알 수 있다.

NFT 프로젝트 민팅 과정에서 쓰이는 대표적인 요소, 암호화폐 지갑과 PFP NFT 모두 익명성에 기반한다. 민팅에 참여하는 사람들에 대한 정보를 알 수가 없다. 프로젝트를 운영하는 팀도 마찬가지로 암호화폐 지갑과 NFT를 사용하니 마찬가지인 셈이다. 팀에 대한 정보를 알 수 없다.

즉, 프로젝트 전반에 대해 속 시원히 알 길이 없다. 간혹, 몇몇 프로젝트의 디스코드 채널에서 Team doxxed 라는 표현이 쓰기도 한다. 팀 구성원들의 자세한 프로필을 링크드인 혹은 홈페이지를 찾을 수 있다고 말하며, 다른 프로젝트에 비해 우리 프로젝트가 믿을만하다고 말한다.

기존 IT 스타트업의 정보들을 찾고자 하면 우리는 이미 쉽게 찾을 수 있다. 미국의 엔젤리스트(Angellist), 링크드인(Linkedin), 깃헙(Github) 혹은 국내의 로켓 펀치와 같은 서비스에서 검색만 해도 스타트업 주요 임원, 일하는 직원들의 정보를 어느 정도 파악이 가능하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NFT로 넘어오면서 프로필의 공개가 신뢰성을 확보함으로써 타 프로젝트보다 나은 경쟁력으로 평가받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Doxxed를 통해 자부심을 느끼는 NFT 프로젝트팀을 보면서 안쓰러웠다. 내가 느끼기엔 일 보 전진이 아닌 일 보 후퇴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기존 NFT 시장이 얼마나 신뢰를 주지 못했으면, 팀 프로필 공개로 타 프로젝트보다 우리가 더 믿을만하다다, 신뢰를 준다라고 이야기 할까 생각하니 안타까웠다.

해당 분야에 종사하는, 활동하는 사람들은 익명성을 차별점이자 특유의 문화로 이야기한다. 자유로움을 많이 이야기하는 거 같은데, 내가 느끼기엔, 익명성이 도리어 해당 산업의 발전을 저해하는 요소가 아닐까 싶다. 익명성 위주로 돌아가기 때문에 개인이 스스로 조심하지 않는다면 러그(Rug)를 경험할 수밖에 없다. 상대방에 대해 알 길이 없으니까 말이다. 책임을 묻기도 어렵다. 그래서 많은 팀들이 Doxxed를 이야기하는 게 아닐까 싶다. 이제 시작이겠지만, 결국에는 점점 익명성이 무너지지 않을까 싶다.

탈중앙화, 그리고 책임

Web3 분야에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탈중앙화를 많이 이야기한다. Web3 관련 인터뷰, 영상들을 찾아보면 탈중앙화는 꼭 등장하는 거 같았다.

적어도 내가 볼 때, 탈중앙화는 그냥 이상에 불과하지 않나 싶다. 오히려 익명성과 맞물려 작동하면서 해당 산업 분야의 발전을 가로막고 있다고 생각한다. "중앙집권적이지 않은(Decentralized)" 개인적으로 나쁘지 않은 단어라 생각한다. 중앙집권적이지 않으려면, 구성원 모두가 자유와 책임을 비슷한 수준으로 누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내가 본 NFT 세계에서는 많은 이들이 자유는 누리되, 책임을 지고 싶어 하지 않았다. 책임을 져야 하는 상황이 있다면 암묵적 침묵 또는 회피가 기본이었다.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에서는 억울하게 피해를 본 피해자들을 구제하기 위한 최소한의 법이 존재한다. NFT 세계에서는 그러한 장치가 없다. 러그(사기)를 당해도, 해당 프로젝트를 제대로 알아보지 못한 개인의 책임이다. 그저 개인이 감당해야 한다.

내 경우에는 보유한 NFT를 판매하려고 오픈씨에 올려놓았다가, 해킹당해 도난당했다. 당시 도난당한 시간에 나는 아이의 어린이집에 있었다. 하원시간이었기 때문이다. 몇 시간이 지난 뒤 도난당한 것을 인지하였고, 오픈씨에 신고하였다.

그리고 오픈씨에서 온 답변은 개인적으로 좀 놀라웠다. 자신들의 서비스에서 해킹당했음을 인정함에도 불구하고, 나에게 도난당한 NFT는 찾을 수 없다고 알려주었다. 블록체인 특성상 이미 해커의 지갑으로 전송되면 되돌릴 수 없다는 게 전부였다. 조금 황당했지만, 개인의 책임이라고 말하는 NFT 세계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었기에 담담하게 사후 조치에 관해 물었다.

오픈씨의 답변은 단순했다. 당장 도난당한 NFT가 오픈씨에서 거래되는 것은 막을 수 있다고 한다. 다만, 타 마켓플레이스를 통해 거래가 시도된다면 딱히 막을 방법은 없다고 한다. 그래서 여러 경로를 거쳐 다시 오픈씨에서 거래된다면 막을 수 있느냐 했더니 실제는 막을 수 없다는 게 그들의 답변이었다. 최종적으로 구매한 사람은 도난당한 건지 모르고 샀을 테니 무조건 막을 수는 없다고 했다.

안타깝지만, 나에게 암호화폐 지갑을 잘 관리했으면 일어나지 않았을 거라고 했다. 음.. 오픈씨에서 해킹당한 것이고, 굳이 나에게 잘못이 있다면 오픈씨를 사용한 것뿐이다.

해킹당했을 때, 도난당한 NFT 프로젝트의 디스코드 채널에 해당 사실을 공유했었다. 여기에서도 좀 의아스러운 부분이 있었다. 희한하게도 공감보다는 네 책임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이미 활동한 이들에게는 그냥 익숙한 것이었다. 그냥 개인의 잘못이고 책임이다.

내 경우에도 러그를 몇 번 경험해봤는데, 해당 프로젝트에 함께 참여했던 다른 유저들에게 어떻게 대처할 수 있을까? 라고 물어보니, 돌아온 답변이 비슷했다.

뭐 어떻게 할 수 있어? 그냥 우리가 운이 없는 거야... 다음에는 잘 피해야지... 그냥 트위터/디스코드 지우고 잠적하면 우리가 어떻게 찾을 수 있겠어? 원래 익명성 기반이잖아.. 몇 번 겪어보면 그러려니 하게 돼... Web3, NFT는 그런 거니까... 그냥 프로젝트 만든 이들의 도덕성을 믿는 거밖에 없지.

해당 분야에서 나름 유명한 회사도 러그를 만든다. OVR 이라는 프로젝트의 민팅에 참여했는데 48시간도 안 되어 트위터와 디스코드 채널이 사라졌다. 해당 프로젝트는 여러 NFT 프로젝트를 런칭한 경험한 Royal labs라는 회사와 관련이 있었다. 이는 다른 프로젝트의 디스코드에서 사람들에게서 들었다.

신기하게도 많은 사람이 러그를 경험한 것을 그저 운이 나빴다는 것으로 생각했다. 어떻게 책임을 물을 수 있냐고 문의하는 나에게, 좀 유난 떤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었다. 네가 아무리 그래도 바뀌는 것은 없으니까 그냥 진정하는 게 최선이다. 그냥 운이 나쁜 거고 다음에 조심하면 되는 것이다.

즉, 해당 분야의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프로젝트라 하더라도 하루아침에 사라지면, 그냥 그걸로 끝이다. 물론 해당 팀은 욕을 오랜 시간 먹겠지만, 결국 사람들은 그저 그들의 사기행각을 진즉에 알아보지 못한 개인의 책임으로 치부한다.

사기를 당해도 그냥 개인이 감당해야 수준으로 치부해버리는 사람들의 생각이 나는 너무 낯설었다. 솔직히, 난 아직도 그들의 생각이 이해되지 않는다. 하지만 실제 프로젝트를 만들거나 운영하는 이들과 대화를 나눠보니 사람들이 그냥 포기하는 게 아닌가 싶기도 했다.

얼마 전, Seasons라는 NFT 프로젝트의 모더레이터 헤드를 지낸 친구가 트위터에 고백했다. 자신이 참여하고 있는 Seasons는 스캠 프로젝트이니 사람들에게 제발 프로젝트에 참여하지 말라고 말이다. 지갑을 연결하면 당신의 지갑을 털어갈 꺼라고 말이다. 일종의 양심 고백이다. 해당 프로젝트는 일부 사람들이 꾸준히 문제를 제기하였다.

낮은 진입장벽, 짧은 생명력, 지속가능함?

몇몇 NFT 프로젝트의 민팅에 직접 참여해보면서, 답답함을 느낀 부분이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NFT의 공급량은 10,000개인 경우가 꽤 많았다. 요즘은 3,000개 내외이다. 적게는 1,000개 이하인 경우도 많다.

프로젝트 팀들의 표현으로는 프로젝트가 인기 있는 경우 Over-allocated인 상황이라고 표현한다. 보통 2, 3배 정도를 말하는데, 3,000개의 공급량이라고 말해도 민팅에 참여하는 사람의 숫자가 10,000명이 되질 않는다. 민팅에 참여할 수 있는 시간도 몇 시간 정도 주어진다. 동시에 접속하는 사람의 숫자는 그보다 적은 것이다.

그런데도, 민팅을 시작하면 사이트가 멈추는 경우는 빈번하게 일어난다. 해당 프로젝트들의 실제 속사정은 알 길이 없지만, 민팅 이전에 관련 테스트를 제대로 해보기는 하는 건가? 라는 의구심이 여러 차례 들었다.

운 좋게 몇몇 프로젝트들의 모더레이터, 프로젝트 리더, 개발자들과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이들 중에는 프로젝트 민팅을 성공한 이들도 있었고, 실패한 이들도 있었다. 대화를 나누면서 조금 놀랐던 부분은 한, 두 명의 사람이 꽤 많은 숫자의 프로젝트에 관여한다는 것이었다. 모더레이터의 경우에는 5~8군데 프로젝트의 모더레이터를 동시에 수행하는 경우도 있었다. 개발자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처음 개발하는 경우도 많았고, 여러 프로젝트에 관여하는 경우도 많았다. 내가 접했던 많은 경우, 민팅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급여를 지급받는다는 조건을 담보로 하고 있었기에 과연 좋은 퀄리티가 나올 수 있겠느냐는 의문도 들었다. 망하면 결국 못 받을 테니까, 여러 프로젝트를 관여하는게 아닐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그리고 진입장벽이 높지는 않았다. 괜찮은 Sneak-peek 이미지를 가지고 있으면, 프로젝트를 시작할 수 있다. 트위터에서 사람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디스코드 채널을 만들어 사람들이 모을 수 있다. 내가 본 프로젝트 중에서는 민팅 직전까지 Sneak-peek 이미지를 하나도 공개하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많은 이들이 참여해서 좀 신기했지만, 결국엔 러그였다.) 이미지 하나만 있으면, 특히 요즘은 AI가 그림을 그리는 상황이니만큼 NFT 프로젝트의 진입장벽은 낮을 수밖에 없다.

200개 정도의 프로젝트에 참여해보면서, 프로젝트의 사이클이 아주 짧다고 느껴졌다. 생명력이 짧다고 해야 하나? 간혹 6개월 정도의 시간이 투자되었다는 프로젝트들도 있지만, 보통 길게는 3달, 짧게는 2주 안에 프로젝트의 운영(트위터 계정/디스코드 채널 개설)부터 민팅까지 진행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리고 보통 해당 프로젝트팀이 정해놓은 민팅 가격과 민팅 수량이 있다. 하지만 민팅 과정에서 가격과 민팅 수량, 둘 중의 하나라도 충족하지 못할 경우 프로젝트의 운영에 차질이 생긴다. 예를 들면 이렇다. 민팅 가격이 사람들의 기대보다 다소 비쌀 경우, 사람들은 민팅에 참여하지 않는다. 이럴 경우 팀은 민팅 가격을 할인하거나, 무료 민팅으로 전환한다. 이 경우에는 민팅 100%를 달성할 수 있기는 하다. 그런데 당초에 팀이 계획했던 민팅을 통해 기대했던 자금을 모으지 못한다. 민팅 수량이 과도하게 많은 경우도 비슷하다. 사람들의 참여가 생각보다 저조할 경우, 팀은 민팅 수량을 조정한다. 보통 Cutting이라는 표현을 쓴다. 이 경우도 팀의 계획에는 차질이 생긴다. 최악의 경우는 무료 민팅으로 전환함과 동시에 수량까지 줄이는 것이다.

프로젝트의 지속 가능 여부는 민팅이 시작되고 불과 몇 시간 만에 판가름 났다. 앞서 언급한 최악의 경우처럼, 무료 민팅과 함께 민팅 수량을 조정했을 경우, 팀은 프로젝트를 지속할 수 없다. 민팅 가격과 수량 둘 중 하나라도 차질이 생기면 외부 펀딩이 없는 이상, 사실상 지속은 힘들다.

민팅 과정에 참여하며 팀의 반응을 지켜본 입장에서 의견을 공유하자면, 많은 프로젝트가 망할 수밖에 없다고 본다. 낮은 진입장벽으로 인해 프로젝트의 질 저하 현상도 있겠지만, 민팅에 참여하는 이들이 프로젝트팀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은 경험을 가지고 있다.

프로젝트팀들이 자신들의 프로젝트에 집중하는 것은 아주 좋다. 하지만 내가 참여한 프로젝트에서 공통으로 받은 느낌은 시장의 흐름과 경쟁사 분석은 하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았다. 주변의 여러 프로젝트를 충분히 검토했다면 자신들의 민팅 가격이 합리적인지, 수량이 적당한지 충분히 알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모두들 자신들의 프로젝트는 성공할 꺼라는 이름 모를 자신감을 보여주고 있었다.

자신들의 예상과는 다른 사람들의 반응을 접했을 때 그들의 대처를 보면 얼마나 경험이 부족한지 충분히 짐작할 수 있었다. 예를 들어, 너무 당황한 나머지 민팅에 참여한 이들의 조언을 근거 없는 부정적인 이야기라고 간주하여 차단하는 것이다.

이에 비해 민팅에 참여하는 화이트리스트들은 상대적으로 많은 프로젝트에 참여한다. 즉, 경험치가 높다. 여러 프로젝트의 민팅에 참여해봄으로써 이미 어느 정도의 경험을 가지고 있다.

민팅 직전까지는 많은 이들이 화이트리스트를 얻기 위해, 프로젝트 팀에게 잘 보이기 위해 난리다. 하지만 민팅 시점이 임박하면 유치원생인 프로젝트팀과 대학생인 민팅 참여자들의 대결 양상으로 바뀐다. 민팅 참여자들은 민팅 가격과 수량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민팅을 거부한다. 디스코드 채널에서 무료민팅 혹은 수량을 줄이라고 외친다. 결국에는 팀이 사람들의 요구를 받아들인다. 지난 8월에 민팅에 직접 참여하지는 않았지만, 화이트리스트를 얻었던 유료 민팅 프로젝트 중에서 70%가 이 현상을 겪었다. 그중 절반은 9월이 되기 전에 잠정적으로 흐지부지되었다. 자금이 없으니 지속하기 어려운 것은 당연지사다.

여러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경험한 또 다른 인상은 프로젝트의 성과와는 관계없이 소수에 의해 좌우된다는 것이다. NFT 투자에 있어 남들보다 빠르거나 잘 알고 있는 Alpha라고 불리는 이들이 존재하고, 그들이 이끄는 커뮤니티가 있다. 그리고 그들의 정보 공유(Alpha Call)를 받아서 사람들은 합리적인 가격대(그 당시, 저렴한 가격)에 NFT를 구매하고, 가격이 어느 정도 오른 특정 시점에 파는 것이다. 이 과정이 여러 차례 반복적으로 일어난다.

실제 몇몇 알파 그룹에 홀더로서 참여해봤는데(알파 그룹들도 자체 NFT를 발행한다.) Alpha Call에 의해 많은 이들이 프로젝트에 투자한다. 어찌 보면 공동 투자라고 볼 수 있다. 한편으로는 가격 조작에 해당하기도 한다. 실제 몇몇 Alpha라 불리는 해외 유저들에게 물어본 적이 있다. "네가 공유한 프로젝트가 정말 가치가 있냐?"는 질문을 던졌는데, 몇몇은 자신이 분석한 근거들을 제시했었다. 프로젝트의 창업자가 와이컴비네이터 출신이다. 기존의 다른 분야에서 어느 정도의 성공을 거뒀다. 등등의 근거를 제시했었다.

반면, 많은 이들이 까놓고 말해서 근거는 딱히 없다고 했다. NFT의 공급량이 상대적으로 적고, 가격이 저렴하면 Alpha Call을 통해서 가격 상승을 유도할 수 있다고 했다. 사람들이 자신의 도움으로 돈을 버니 싫어하지 않는다고 했다. 프로젝트의 창업자들에게는 좀 미안하기는 하지만(그들 입장에서는 왜 오르는지 떨어지는지 분석하기 어려우니까), 투자자는 우선 돈을 벌면 그만이라고 했다. Web3에서는 늘 일어나는 일이니 괜찮다고 했다. 규제가 없으니 처벌도 없고, 누군가는 손해를 보겠지만, 어차피 익명성에 바탕을 두고 있으니 사기를 친다해도 찾을 수 없다 했다.

무법지대, 각자도생의 끝장판?

내가 느끼기엔, NFT 세계는 무법지대이자, 그냥 포스트 아포칼립스 세상이다. 규제이든, 규칙이든 존재하지 않는다. 사기 및 해킹 등의 범죄는 빈번하게 일어나며, 피해를 본 피해자의 부주의로 귀결된다.

익명성을 바탕으로 오로지 개인의 양심에 의지한다. 러그(사기)를 당해도 그냥 운이 없을 뿐이고, 내가 참여하는 프로젝트팀의 양심, 도덕성에 기대야 한다. 제발 그들이 먹고 튀지 않기를 바라고 또 바라야 한다.

프로젝트팀은 아무리 열심히 노력했더라도, 민팅 당일 그저 불운하다면 본인들이 원치 않더라도 지금까지의 노력이 물거품이 될 수 있다.

3개월간 지켜보면서, 어떤 분야보다도 운에 크게 기대야 하는 분야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들이 말하는 "이 바닥은 원래 이래? 개인이 알아서 조심해야지"라는 말이 아직도 납득이 되질 않는다. 잘못되었다면 바꾸려는 노력이 있어야 할 텐데, 그러려니 한다는 게 참 아이러니하다.

그래도 어떤 누군가에게 기회는 열려있다고 생각한다.